안녕하세요, 루시입니다!
얼마 전,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이었다는 것을 아셨나요? 계절의 변화처럼 움츠러들었던 몸이 꿈틀대고 활동 반경을 넓혀 가기 시작하는 때인 듯합니다. 😊
우리 구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곧 만개할 벚꽃을 기다리며 피크닉 계획을 세우고 계신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계절은 돌고 돈다지만 전보다 짧아진 봄이 아쉽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만 만끽할 수 있는 봄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라요.
덧붙여 새싹이 피어나는 생명의 숨결을 느낀 순간을 글로 적어 내려가 보는 건 어떨까요.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예술 작품의 영감이 될 수 있다고 하잖아요. 여러분이 기록한 느낌과 생각이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지금 계절에 어울리는 에세이 쓰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이전 뉴스레터 51호에서도 ‘여행’을 주제로 정숙영 작가님의 클래스 “여행 에세이를 쓰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 호에서는 에세이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준비했습니다. 그렇다면 일기와 에세이는 무엇이 다를까요? 그리고 여운을 남기는 에세이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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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에세이는 다릅니다
‘일기는 일기장에’라는 말이 있죠. 글쓰기 강의를 하다 보면, 수강생들이 가장 많이 지적당하는 부분입니다. 이는 읽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적다 보니 발생하는 실수에요. 일기와 에세이의 가장 뚜렷한 차이점을 꼽자면 바로 ‘독자의 유무’라 할 수 있습니다. 독자를 고려하지 않고 내 생각과 경험을 나열하는 글은 일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행에서 있었던 일, 그날의 일과, 느낀 점 등을 사사롭게 늘어놓는 글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가령, 여행에 함께 한 친구 여럿을 줄줄이 나열하고, 여행 일정, 여행지에 대한 설명, 감정과 에피소드 등을 모두 설명한다면, 대부분의 독자는 앞부분만 읽다가 도망쳐버릴지도 몰라요. 보통의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 쓴 여행 일기에 별로 관심이 없으니까요. 내 글을 읽는 독자는 나를 잘 모르는 불특정한 누군가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서사와 감정의 균형
“일기 같은 글이 되지 않으려면 여행에서의 에피소드와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 개인적인 감정 등은 어떻게 적어야 하는 건가요?”
일기 같은 글이 되지 않으려면 적절히 배치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사건과 에피소드, 감정 등의 분량을 넘치지 않게 조율하고 엮어내는 기술이에요. 한 편의 에세이는 크게 ‘서사’와 ‘감정’ 두 덩어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 여행지에 대한 설명, 함께한 일행 등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서사에 해당해요. 서사가 길어지면 글이 루즈하고 재미없어집니다. 반대로 서사가 너무 짧으면 불친절한 글이 됩니다. 서사가 뒷받침되어야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요. 늘어지지 않도록 설명하되,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 그림이 그려지도록 친절하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절대 쉽지 않은 기술입니다.
‘감정’에 해당하는 느낌, 에피소드나 사건에 대한 생각 등이 길어지면 흔히 말하는 구구절절한 이야기가 되어 버립니다. 그런 글은 역시 루즈하고 부담스럽습니다. 반면 감정이 부족하면 글이 딱딱하고 건조해집니다.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느껴지지 않는 무미 無味의 글이 되어버려요. 감정 조절에 실패한 글은 공감을 얻기 힘듭니다. 감정이 부족해 책을 읽는 것 같은 배우의 연기, 노래를 하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오열하는 가수의 무대를 상상해 볼까요? 양쪽 모두 공감하기 어렵고 부담스러워지는 이유를 이해하면 쉽습니다. 감정은 적재적소에 적절히 배치할 때 빛이 나요.
서사와 감정을 적절히 배치하여 공감을 끌어내며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글은 잘 읽히고 마음에 오랫동안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