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내 눈 새로고침: 퇴고에도 숙성이 필요해
예비 저자: 오늘이 퇴고법 마지막 수업이죠? 문단 고쳐 쓰기, 문장 고쳐 쓰기-더하기, 빼기, 바꾸기-까지 배웠는데 어떤 내용이 남았는지 궁금하네요.
글밥 코치: 그에 앞서, 예비 저자님은 김치 중에 겉절이를 좋아하는지, 신김치를 좋아하는지 묻고 싶어요.
예비 저자: 갑자기요? 겉절이는 아삭아삭하니 좋고, 숙성을 제대로 한 신김치는 고기에 싸 먹으면 끝내주죠. 아, 침 고인다. 그나저나 김치는 왜요?
글밥 코치: 글도 김치처럼 숙성이 필요하거든요.
예비 저자: 글을 숙성하다니, 묵혀두라는 뜻인가요?
글밥 코치: 맞습니다. 물론 너무 오래 묵히다가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면 곤란하겠지만, 적당히 묵혔다가 다시 읽어보면 참 새롭거든요. 무슨 말이냐면요, 퇴고를 단숨에 할 생각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해보라는 뜻이에요. 퇴고를 총 세 번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3일 후, 일주일 후, 한 달 후처럼 시간 간격을 두고 다시 해보라는 겁니다.
예비 저자: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같을 글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면 시야가 좁아지더라고요. 시간대에 따라 글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해요. 새벽에 쓰는 글은 위험하다고, 그때는 괜찮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달리 보이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글밥 코치: 바로 그거예요. 우리 눈에도 ‘새로고침’할 시간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숙성하는 동안은 다른 글도 쓰고 책도 읽고 하면서 잠깐 글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나중에 한 번 더 퇴고하기를 추천해요.
예비 저자: 저는 이럴 때도 있어요. 분명히 PC로 봤을 때는 글이 괜찮았는데 스마트폰으로 파일을 열어서 읽어보니까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퇴고를 안 한 글처럼 부족해 보이고. 이건 기분 탓일까요?